[문화살롱 다락] 유정임
지역 문화의 거점을 꿈꾸다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독립서점과 와인바를 바탕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살롱 다락>을 운영하고 있는 유정임입니다. 화성에 오게 된지는 4년째고 <문화살롱 다락>도 화성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작은 동네 술집으로 운영하다가 낮에는 책을 읽고 밤에는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지는 1년 반 정도가 되었네요.

 

독립서점과 와인바가 공존하는 공간은 독특한 것 같아요. 원래 술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술을 좋아하는 건 아니고 술자리를 좋아해요. 술을 마신다기보단 소규모의 인원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어울려 있는 걸 좋아해서 이런 공간을 떠올리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문화살롱 다락>이 된 건가요?

술자리를 아무리 좋아해도 그걸 업으로 삼기는 쉽지 않죠. 본래 목표는 ‘돈을 빨리 모으고 싶다’와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싶다’였어요. 제가 꿈이 좀 크거든요. 지금은 작은 규모로 운영하고 있지만 서교동의 상상마당, 성수동 성수연방, 한남동 사운즈 한남처럼 큰 공간을 운영하는게 제 최종 목표에요. 그래서 자금을 모으면서 동시에 바라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게 <문화살롱 다락>이에요.

 

그렇다면 독립서점으로서의 정체성이 더해진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하면서 생각이 많았어요. 내가 자영업을 계속 할지,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가야 할지 하는 근본적인 고민도 있었죠. 그래도 더 해보기로, 지금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어요. 제가 일했던 직장 중 한 곳이 출판사였거든요. 할 줄 아는 일을 하기로 한거죠. 그렇게 <문화살롱 다락>을 낮에는 서점, 밤에는 와인바로 운영하면서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반응도 좋아서 지금의 형태로 이어오게 됐어요.

 

<문화살롱 다락>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문화살롱 다락>이라는 공간이 지금 이 곳. 화성시 향남읍에 있다는 자체가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해요. 동네에서 비슷한 성격의 공간을 찾기 쉽지 않거든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생소해서 “여긴 뭐 하는 곳이에요?”, “뭐 하는지 궁금해서 와봤어요” 하실 정도로요. 실제로 이 앞까지 왔다가 용기가 안 나서 문을 못 열어봤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하지만 용기를 가지고 들어오시면 “아. 요즘은 이런 곳도 있구나”하는 말씀을 많이들 하시죠. ‘이런 곳’이 편하게 입고 걸어 나올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 장점이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성격의 공간이 처음이라는 것. 중요하죠. 어쩌면 앵커 스토어*의 역할을 한다고 봐도 되겠네요.

아직 <문화살롱 다락>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모임을 진행한다거나 하진 않아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지역기반 활동을 하고 있거나 하고자 하는 분들은 먼저 제게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이러이러한걸 하는 사람입니다” 하면서요. 지금 <문화살롱 다락>에 입점해 계신 몽글 작가님도 처음엔 독서 모임에서 만났어요. 그런데 그렇게 먼저 소개를 하시면서 입점해도 되는지 물어 오셨어요. 폐자재를 이용해 가구를 만들고 계신 아르케퍼니처 대표님도 영화 모임을 통해 알게 됐고요.

*앵커 스토어(Anchor Store : 상권 내에서 다수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중심 역할을 하는 핵심 점포. 이른바 동네 사랑방의 역할)

 

지역기반 활동을 하는 사람들끼리 반가운 마음도 크겠네요!

아무래도 반가워서 말을 꺼내는 분들이 많죠. 그럼 저는 또 덥썩 무는 편이고요.  지금 뭔가를 함께 하고 있진 않지만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역기반 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화성시의 특징 또는 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지역 토박이가 많지만 반대로 새로 유입되는 청년층도 많아요. 하지만 청년층은 대체로 정착해서 살기 위함보다는 직장 때문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고 있어요. 도보생활권으로 엮기엔 지역 면적이 넓으니 ‘우리 마을’, ‘우리 동네’의 기준도 각자 다르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나 복지 관련 부분이 잘 갖춰진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단점은 무엇일까요?

지역의 매력적인 특징이 부족한 점이 아쉬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특산물이나 랜드마크가 없는 것도 그렇고요. 범죄 사건에 대한 기억이 강해서 그 이미지를 지우기도 힘든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지금 지역에 대한 뒷담화(?)를 나누게 됐는데, 약간 우스운 얘기지만 <문화살롱 다락>을 찾아주시는 다른 분들과의 공감대도 화성시 얘기에서 나오는 편이에요. 그래도 이렇게 뭔가 해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덕분에 주말을 생활권 안에서 보낼 수 있게 된 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한동안 화성 하면 과거 범죄 사건에 대한 이미지도 강했죠.

맞아요. 제가 화성으로 이사를 한다고 했을 때, 그리고 <문화살롱 다락>을 운영하게 됐을 때 주변에서 염려하는 목소리도 많았어요. 정작 화성에 살고 공간을 운영하는 저는 못 느꼈는데 최근까지도 비슷한 얘길 듣기도 했고요. 그래도 지자체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대중의 인식도 앞으로 나아지겠죠.

 

그렇다면 지역기반 활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역에 대한 인식을 바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어찌 보면 잊혀져 가던 사건의 진범이 나오면서 다시 부각된 느낌도 있죠. 그래서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요.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문제죠. 만약 지방에서 서울로 다시 올라가는 길에 화성에 들렀다고 가정하면 ‘거길 가보자’ 할 만한 곳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렇게 여행을 다니는 편이기도 하거든요.

 

지역적 특성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지역기반 활동을 하는 것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점인지 들어보고 싶어요.

사실 저를 로컬크리에이터라고 소개를 해도 되는지는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어요. 저는 <문화살롱 다락>을 영리를 추구하는 제 개인 사업장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어려운 점이라면 외로움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런 공간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부부나 친구 사이처럼 여러 분들이 함께 하시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하고 싶은 일이 많고 실천으로 옮기게 될 땐 몸이 열 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같이 생각하고 실행할 사람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문화살롱 다락>을 포함해 문화 골목, 거리가 조성되면 좋을 것 같아요.

맞아요. 물론 지금은 저 뿐이라 더 유니크한 공간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주변에 비슷한 공간을 운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화성에 가면 거기는 꼭 가봐야지!’하는 마음으로 찾아오는 분들도 많아질 것 같아요. 차라리 시에서 골목 하나를 통째로 사들여서 그런 골목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해요. 그런 곳이 있다면 너무 가고 싶다는 마음도 들 정도로요. 엇 그런데 제가 가면 향남은… 어떡하지? 구역별로 만들어서 저는 향남에 있을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화성을 가꿔나가면서 권역마다 그런 골목이 만들어지면 좋겠네요. 각 골목에 OOO길 하는 이름도 붙이고요.

그렇게 된다면 더없이 좋지 않을까요? 수원 행궁동처럼요. 많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게 도장찍기 이벤트 같은 것들도 운영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마지막이 돼서야 가장 신나는 얘길 꺼낸 것 같네요.  앞으로 <문화살롱 다락>을 통해 만들어 나가고 싶은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걸 만들기보단 지금의 <문화살롱 다락>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알찬 구성으로 선보이고 싶어요. 지금은 내가 어떻게 더 잘 준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주민 분들을 더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거든요. 또 ‘지역에서 뭘 해야겠다’하는 확신이 부족한 상태라서 많은 걸 실험 중이기도 하고요. 어떤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그 확신이 들었을 때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저희도 힘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저는 그저 응원 해드리고 싶어요. 사실 지역기반이란게 험난한 일이기도 하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기도 쉽지 않잖아요. 저는 가끔씩 ‘내가 뭘 위해 이걸 하고 있는거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내가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 하는 딜레마 같은 거죠. 하지만 필요한 일이고, 로컬기반으로 무언가를 하고 계신 분들 모두가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