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더 앤 디자인] 김태웅
창의적인 공방을 향한 도전과 고민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동탄에서 늘 새로움에 도전하는, <레더 앤 디자인> 가죽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웅입니다.

 

‘늘 새로움에 도전하는’이란 말이 인상적이에요. 어떤 의미인가요?

<레더 앤 디자인> 공방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작품은 기획부터 스케치, 제작까지 제작자의 의도가 담긴다는 뜻이에요. 저는 과거에 디자인을 배웠고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그 때 마음가짐이나 습관 덕분에 지금도 뭔가를 만드는 일에 있어 각각의 결과물이 고유의 콘셉트와 성격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고요. 그 노력 덕분에 기존의 제품과 비슷할 수는 있지만 시작점과 과정은 독창성을 가지게 되는 거죠.

 

‘모든 작품’이라면 <레더 앤 디자인>의 클래스에 참여하시는 수강생 분들도 마찬가지라는 의미 같은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클래스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가실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이에요. 수강생 대부분은 가죽공예 분야의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단순히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디자인에 대한 이해부터 넓혀갈 수 있게 하는 거죠.

 

저도 듣고 싶어지는데요.  이번에는 지역 얘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화성시에서는 언제부터 생활하셨나요?

이전에는 수원에 거주했고, 2006년에 동탄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화성시에 오게 됐어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공방을 운영했던 건 아니고요. 공방을 운영한지는 7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그렇다면, 이전부터 가죽과 관련된 일을 해오신 건가요?

아뇨. 저는 자동차 디자이너였어요. S 자동차에서 14년 정도를 생활했고요. 가죽 공예는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했어요. 무작정 남의 것을 따라 만들기보다는 나만의 새로운 공예품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지금도 여전히 그 마음으로 만들어 나가는 중이에요. 가죽에 디자인을 입힌다고 생각해주시면 쉬울 것 같아요.

 

자동차와 가죽은 성격이 다른 것 같은데, 자동차 디자인과 가죽 공예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같은 디자인이죠.  “뭐가 다른가요?”하는 질문을 종종 받기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같은 과정을 지나지만 결과물의 형태가 다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방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가죽 공예를 시작한 이유와 같아요. 그 당시, 또는 지금도 ‘온전한 자신의 것’보다는 진입 장벽이 낮고 상대적으로 간단한 카피 제품을 많이 만들고 있거든요. 그래서 공방을 시작했습니다. 공방 안에서 스스로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가다 보면 그게 바로 창의적인 공방이고, 창의적인 공방이 즉 지역 내 문화공간이 될 수도 있을 거란 기대를 안고 말이에요.

 

문화공간이요?

네. 지금은 <레더 앤 디자인>에서만 클래스를 진행하지만, 수강생 들이 원하던 것을 만들다 보면 누군가는 자신만의 공방을 차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각자가 고유한 아이디어와 그걸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공방이 아닌 문화공간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역 주민들이 즐길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육성의 역할도 하는 점이 인상적인 것 같아요.

작년엔 그 점을 인정받아 전시도 진행할 수 있었어요. 만약 남의 것을 따라하기 위해 여기 모였다면 아마도 전시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해요. 개인이 아닌 공방의 이름으로 전시를 기획한 것도 뜻깊었어요. 저는 학생 때부터 다양한 전시를 진행해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잖아요. 전시의 절반 정도는 <레더 앤 디자인>과 함께하는 수강생들의 작품으로 채웠거든요. 참여했던 분들도 즐겁게 참여하고 기회가 있다면 또 해보고 싶단 반응이 많았어요.

 

정말 멋진 경험이었겠어요! <레더 앤 디자인>도 수강생 분들에게도 화성이 주거지인 동시에 무대인 셈이네요.

그렇죠. 그래서 나아가 <레더 앤 디자인>이 지역 내 커뮤니티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시대의 흐름이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레더 앤 디자인>을 찾는 사람 중 그런 니즈를 가진 분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물론 있었죠. 하지만 이 공방의 정체성이나 지향점은 ‘빨리빨리’와 추구하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분께서 찾아오시면 “저희는 그렇게 진행하지 않습니다”라고 말씀드려요. 스터디 차원에서 다른 디자인과 같은 요소를 사용해 보는 것은 괜찮지만 그게 만드는 목적이 된다면 말이죠. 단순히 가죽 공예를 익히기 위한 목적이라면 저보다 좋은 수업을 진행하시는 분들도 계실테고요. 그래서 서로를 위해 기분 나쁘지 않게 돌려 보내는 편입니다.

 

지역 얘기를 더 들어 보고 싶어요. 화성시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장단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우선 장점은 젊은 도시라는 점이에요. 비단 연령대 뿐만이 아닌 열정적이고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요. 반대로 아쉬운 점은 지역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창작자들의 열정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이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하는 부분이에요. 단적인 예로 전시를 말하자면 창작자에게는 목표가, 주민들에게는 ‘아. 우리 지역에 이런 곳도 있구나’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잖아요. 그것도 생활권 안에서.

 

그런 ‘로컬크리에이터가 마주하는 현실적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음… 글쎄요.  우선은 판매가 목적이 되면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의 활동이 알려지다 보면 시장이 커지고 늘어난 수요에 의해 대량 생산이 필요한 시점도 있겠지만, 지금은 각자가 하고 싶은 작업, 만들고 싶은 작품을 더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디자인의 퀄리티나 상품성이 높은 작품을 만들면 전시 처럼 다수에게 보여질 기회를 통해 판매로 연결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당장은 “<레더 앤 디자인>에서는 이런 이런 것들을 팔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아요.

 

멋진 마음가짐입니다. 그렇다면 <레더 앤 디자인>이, 또는 대표님께서 추구하시는 지향점은 무엇일까요?

지향점이라면 역시 앞서 이야기한대로 문화공간이죠. 저는 <레더 앤 디자인>이 공방이란 이름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만들고 싶은 걸 만들고, 꿈을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곳이 되면 하는 거죠. 책이 조금 모이면 책방이지만, 많이 모이면 도서관이 될 수 있는 것 처럼요. 지금은 작은 공방일지라도 같은 마음으로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죽 공예 콘텐츠를 중심으로 모여있다면, 보다 다양한 형태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요?

그렇습니다. 저는 취미로 요가를 하고 있는데, 만약 공간적 여유가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겠죠. 앞으로는 <레더 앤 디자인>이 많은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문화적으로 놀러 오는’ 공간이 되길 원합니다.

 

 

그렇다면, <레더 앤 디자인>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레더 앤 디자인>은 가죽을 매개체로 무언가 만드는 공방입니다. 또한 아날로그 정서를 바탕으로 새로움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자동차 디자이너로 종사했던 경력을 살려 종종 강단에 서기도 합니다. 내용은 주로 공방에서 클래스를 진행하는 것처럼 머릿속에 있는 디자인을 원하는 매개체를 통해 상상하는 형태로 담아내는 이야기에요. 10년 뒤 <레더 앤 디자인> 역시 같은 성격일 겁니다. 저도 이곳에서 창의적인 일을 지속하며 무언가를 만들며 기다리고 있을 거고요.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우선 모든 소상공인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각자가 다른 성격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마음이 잘 맞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나갈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