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멀티플라이] 김미애
평온한 일상과 나아가는 삶

 

Part 1. 앙상블온 & 로컬멀티플라이의 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예술단체 <앙상블온>과 주식회사 <로컬멀티플라이>의 대표 김미애입니다.
2013년에 창단한 <앙상블온>은 화성시, 넓게는 경기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사업들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설립된 <로컬멀티플라이>는 로컬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지역의 창의적인 소상공인들과 함께 경제적, 사회적 공동체로서 함께 네트워킹하고 지역에 필요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재생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피아노를 치는 사람입니다. 그게 제 ‘본캐’죠. 앙상블온을 만들게 되면서 문화기획자로서의 활동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른바 ‘부캐’였어요. 앙상블온 활동을 통해 다양한 공연과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했습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찾아가는 공연, 문화예술 교육, 음악축제, 지역 활성화 축제, 공공 문화공간 위탁운영 등 정말 다양하게요. 그 과정에서 어느새 지역 문화 기획자가 ‘본캐’가 됐습니다. 그러다 2017년 즈음 번아웃이 왔어요. 5년동안 버텨왔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의 답을 찾을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2018년에는 도망치듯 문화정책을 공부하러 박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며 큰 자극을 받고 시야를 넓힐 수 있게 됐습니다. 참 소중한 시간이었죠. 내적 소양을 쌓고 다음 걸음을 준비할 수 있었거든요. 제가, <앙상블온>과 <로컬멀티플라이>가 가진 콘텐츠에 대해 소개하자면 이처럼 저라는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 독특한 삶의 궤적이 담겨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Part 2. 나의 로컬, 화성시와의 이야기

사실 제 고향은 화성시가 아니에요. 부모님과 함께 인천에서 쭉 살았어요. 결혼 후 남편과 미국 유학을 마치고 남편 직장이 있는 동탄신도시에 뚝 떨어졌어요.
화성시에는 연고도 없고 한동안 일도 다른 지역에서 하게 돼서 3년 동안은 여전히 화성시는 낯선 동네였어요.
그러다 <앙상블온>을 만들게 되면서 화성시에 대해 알아가게 됐고 올해까지 햇수로 9년째 화성시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단체의 소재지는 큰 의미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공공지원사업의 지원 자격은 대부분 그 지역을 소재지로 하는 단체에게 주어지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재지인 화성시를 바탕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고요. 저는 12년째 살고 있지만 여전히 화성시에 대해 알아가는 중입니다.

화성시는 곳곳에서 개발이 일어나지만 신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논밭이 있는 도농복합도시이죠. 빠르게 변화해 가는 지역에 꾸준히 다양한 사람들이 유입되다 보니 지역사회는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이슈들로 가득 차 있어요. 그래서 지역의 빠른 흐름에 뒤처지거나 묻히지 않으려고 더 분발하고 있어요.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지역 상황에 계속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지역이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거겠죠?

 

Part 3. 진일보를 위한 준비

사람들은 시대와 개인의 상황이 바뀔 때 그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고 적응하려 해요. 그런데 공공 또는 관의 구조상, 변화에 대한 대응이 더딜 수 밖에 없다는 걸 받아들이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화성시는 유독 주민과 공공/관의 시간차가 큰 것 같아요. 지역에 정주해 지역만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로컬크리에이터의 입장에서 더 아쉬운 부분이죠. 로컬에 건전한 생태계가 필요하거든요. 그 기반과 지속할 힘을 키우기 위해 민간과 공공이 힘을 합쳐야 하는데 서로 그 속도를 맞추는 것 부터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고민하며 나아가야 하죠.

그 외에도 지역기반의 활동을 이어가다 보면 겪는 어려움은 단연코 외로움이라고 생각해요. ‘로컬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서 작업하거나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고, 사실상 일인 다역을 맡아 공간을 운영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니까요. 대외적인 활동을 하기엔 시간을 내거나 자리를 비우기 어렵고요. 그런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인데 힘든 순간을 마주하면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나 “나만 이렇게 힘든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회의감이 몰려올 때가 있어요.

그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비슷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거나 서로 위로 받고 응원해 주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느슨하더라도 마음 한 켠을 내어주고 채워줄 수 있는 호혜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Part 4. 앞으로 나아갈 길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하고 싶은 일로 지역과 나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함께 이루어 간다는 것은 참 가슴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그동안은 멈추지 않으려 앞만 보고 애썼던 여정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선택한 지역에서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의미와 재미를 찾는 동시에 지역기반의 로컬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로컬의 문화를 다양하게 가꿔 나가고 싶어요. <로컬멀티플라이>를 만든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이죠.

<로컬멀티플라이>는 “당신과 로컬을 연결합니다. New link in Local” 이라는 비전과 “로컬크리에이터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축”이라는 미션을 품고 있어요. 우리는 지역의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분들과 서로 외롭지 않게 안부를 묻는 네트워크를 갖고 싶고 서로가 시너지를 줄 수 있는 협업파트너가 되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어요. <로컬멀티플라이> 창업 첫 해인 2020년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한해를 보냈어요. 연 초만 해도 여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지겠지라는 기대가 있었고 우리가 올해 진행하려고 했던 프로젝트들이 문제 없이 진행 될 거라 생각했었죠. 그런데 코로나19는 생각했던 것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곁에 머무를 것 같아요.

기존의 방식으로는 문화사업이나 공동체활동을 이어가는게 불가능해졌어요. 이제 정말 말로만 듣던 ‘전환의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우리는 코로나19에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능동적 전환’을 해야만 해요. 비록 기대하고 계획했던 것보다 로컬크리에이터분들과 현장에서 직접 만나 교류하는 기회를 자주 갖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는 달라진 세상에도 빠르게 적응해 나갈 수 있는 유연함과 새로운 시대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이고 도적적인 사람들이기에 분명 함께 할 더욱 의미 있고 생산적인 일들을 꾸준히 찾아나갈 수 있을 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