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 진장민
메이커 스페이스, 메이커 네트워크

 

안녕하세요. 먼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는 도하시하 주식회사라는 법인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창작공간입니다.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회사가 도하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쌓인 기술을 바탕으로 외주 개발을 맡아서 하다가 떠올린 곳이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입니다. 같은 분야에 종사하다 보면 겪는 딜레마가 있어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해도 결국 개발 과정은 똑같아지는 거죠. 그래서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를 통해 민간에 장비를 대여하고 제작 과정을 도우면서 저희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일종의 협업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그렇죠. 사실 장비나 공간을 대여해 무언가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은 다양해요. 그 중에서도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의 차별화된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장비를 현업으로 다루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 그리고 2017년부터 메이커스페이스에 선정돼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제품 제작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기까지 전문적인 컨설팅이 가능해요.

 

‘메이커스페이스’로서 맡고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메이커스페이스는 아마 2020년 올해까지 전국에 130곳 정도가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 중 70~80%는 학교나 교육시설처럼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경우에요. 그래서 제조업에 종사하지 않는 분들이 관리자로 계신 경우도 많죠. 메이커스페이스 간 네트워크가 잘 이어져있기 때문에 그럴 때는 저희가 도움을 드리기도 해요. 공공기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메이커스페이스가 전부 제조업 관련 공간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가 특화된 영역에서 힘을 보태고 있는 거죠.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인 것 같아서 아쉬워요.

메이커스페이스 활동과 관련해서 창업진흥원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좋은 레퍼런스들을 많이 공개하고 있고 관심이 있다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은 메이커스페이스란 단어 자체도 생소하게 여겨지고 있죠. 사업으로 생각하고 현실적인 부분을 짚어보면 아쉽기도 해요.

 

지역 얘기로 넘어가서,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를 시작하기 전부터 화성을 기반으로 활동하셨나요?

아뇨. 처음 창업을 했던 도시는 안산이었어요. 그러다 수원으로 옮겼고, 사업을 하면서 많이 늘어난 장비들 때문에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 때 지금의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가 위치한 화성시로 오게 됐어요.

 

여러 지역을 거쳐온 만큼 화성의 장단점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우선 임대료 생각도 있었고.  이런 공간이 생긴다면 누가 가장 많이 찾아오게 될 것인지 고민했어요. 그런데 지금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의 위치에서 반경 5km 안에 대학교가 다섯 곳이 있거든요. 아무래도 대학생들과 가장 많은 교류가 이뤄져야 할 것 같아서 이 곳으로 오기로 결심했어요.

 

아무래도 주 소비층이 많은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건 큰 장점이죠. 단점은요?

생각처럼 되지는 않았어요.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또 달라졌지만, 이전에는 대학생들이 찾아와서 장비를 사용하는게 주 이용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운영을 하면서는 과제 제출 기한이 임박해서만 대학생들이 몰리고, 평소엔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 뒤로는 초등학생 대상 코딩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대체로 단기적으로 운영됐어요. 꾸준히 방문하시는 분들은 성인 분들이 많고요.

 

 

현재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나요?

처음은 버려지는 플라스틱에 대한 죄책감이 반 정도였어요. 지금 계획은 올해 말까지 장비를 모아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체험하는 공간까지 마련하는 거에요. 코로나19로 변한 점 중 가장 큰 부분도 이게 아닐까 생각해요. 새로운 활로를 찾은 거죠. 작게는 체험해보고 싶어하는 분들부터 크게는 유통업체에서 폐플라스틱을 활용할 방안으로 논의 중이에요.

 

다시 지역 얘길 해볼까 해요. 아무래도 인접 도시부터 시작해 화성에 자리잡기까지 과정에서 느끼신 화성만의 특징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다른 지역에서는 지금처럼 대학생들과 가까운 곳에 있지 못했어요.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는 아이디어를 찾아서 돌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전보다 훨씬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에 크게 만족스러워요. 공간적 여유가 생긴 것도 물론이고요.

 

그렇다면 반대로 화성시에 아쉬운 점은요?

유동인구가 너무 적어요.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도 지역기반 사업인데, 지역기반 사업이란건 유동인구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잖아요. 지역 주민들에게 눈도장도 찍고, 안면도 트고, 얘기도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러지 못하는 거죠.

 

혹시 주 고객층은 어디서, 어떻게 찾아오시는 분들인가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찾아오시죠. 그 중에 특이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경기 북부에서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를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럴 땐 약간 놀라기도 해요. 서울 안에도 50개 이상의 메이커스페이스가 있거든요. 그래서 ‘왜 여기까지 오셨느냐’고 물으면 작업 공간이 좁거나 소음 때문에 자유롭지 않은 곳이 많아서 찾아왔다고 답하셔요. 혹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실 제품으로 완성시키기까지의 과정을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에서 함께하는게 편해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지역기반 활동을 하시면서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어요.

학생 대상 교육을 하면 부모님들이 많이 좋아하셔요. 물론 대학생은 아니고 초중고등학생이요.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에서 운영하는 ‘아이디어를 현실로’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4차 산업 기반 교육인데, 참여하는 아이들이 만들어보고 싶은게 뭔지 이야기를 나누는 데서 시작해서 제작까지 총 3~4개월을 거쳐요.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흥미로운 소재에서 실패의 경험까지 얻어갈 수 있기 때문에 반응이 좋은 편이에요. 부모님들께서도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내용이다”라고 많이 말씀해주시고요.

 

그렇다면 힘든 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유동인구가 적은 게 지역에 가지는 아쉬움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디어를 현실로’ 얘기를 더 하자면, 그건 아이들에게 돈을 받지 않는 프로그램이에요. 대신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실제 상품으로 수익이 나면 함께 아이디어를 준비한 아이들과 일정한 비율로 나누는 식이에요. 사업인 동시에 투자인 거죠. 그런데 지속적으로 함께할 팀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사실 인터뷰 전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를 생각할 때는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지역 네트워크의 거점이 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공유오피스나 공간 임대 시설, 혹은 PC방처럼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은 많아요. 하지만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같은 메이커스페이스는 기본적으로 공간의 성격이 달라요. 물론 지금도 장비를 대여해 사용할 때는 시간당 사용 비용을 받고는 있지만, 회전이 빠르거나 한번에 많은 장비를 활용할 수 없어서 대여만으로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될 수는 없어요.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면 거기서 수익이 발생하고, 그 수익으로 방문자들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늘려가는 선순환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장비와 공간은 그 밑거름이고요.

 

 

앞으로 지역에서 만들어 나가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그리고 아마도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 갈 것 같고요. 아이디어를 현실로 프로젝트, 폐플라스틱 재활용, 그리고 방문하시는 분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컨설팅으로요. 대신 바라는 점이라면 수익이죠.  아무리 좋은 일도 주체가 되는 사람이 생활고에 시달리면 지속할 수 없잖아요.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가 하고자 하는게 맞는지 틀린지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지역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겠단 생각도 들어요.

 

그렇다면 10년 뒤의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를 상상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또 아이들이 4차 산업 기반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첫 번째 교육의 장, 또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고 현실로 만들어가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함께 힘을 보태겠습니다.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릴게요.

이 글을 흥미롭게 읽고 계신 분이라면 아마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데에 관심 있는 분들일 것 같아요. 만약 제 인터뷰에서 흥미가 생기는 부분이 있었다면 저희와 함께 입 밖으로 내고, 세상 밖에 선보일 준비를 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간혹 ‘내 아이디어를 입 밖으로 내면 누군가 가져갈지도 몰라’하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계셔요.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이미 누군가가 실현하고 있어요.  그걸 더 새롭게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창작소도깨비>를 찾아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만든 공간이니까요.